중국어 외래어 표기법과 관련하여

진인각? 천인커?

초록불 님은 상기 링크한 글에 보이는 대로
중국이나 일본 고유명사를 우리나라식 한자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중국/일본 인명 표기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으며
중국문화를 받아들여온 우리네 전통과 맥이 이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확실히 한자 인명을 우리네 한자음으로 읽는다면 일관성이 있으며,
설령 한자를 모른다고 해도 중국어나 일본어를 모른다고 해도 옥편만 뒤지면
음을 알 수 있다.  그 점은 분명 장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한국인들이 영어식 독법을 거의 다 아니
라틴어나 스페인어를 원어 발음을 확인할 것 없이 영어식으로 읽자고 해도 말이 된다.
그래서야 미켈란젤로를 마이클앤젤로 쓴다 해도 할 말이 없다.

예전에 스즈미야 하루히의 캐릭터 중 하나인 長門有希를
다들 일본어 발음에 따라 '나가토 유키'라고 읽지만
나처럼 빠심을 가진 사람들은 일부러 장문유희라고 읽기도 한다.

왜 이런 일이 나오는가?

한국인이 일본어를 일본식으로 읽지 않고 일부러 한국식으로 읽음으로써
좀 더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한국화'한 것인데,
바꾸어 말하면 그런 이유가 없는 한 한국화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본 것'이라고 명확하게 의식하기 떄문이다.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선포할 적에 '제국'을 선포하는 근거로
명나라를 이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런 이유로 황제 즉위식마저 명나라 예법에 맞추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이 과연 현 한국인 의식에 맞을까?
이미 한국인은 더 이상 중국과 문화적 혈관을 같이 하지 않는다.
이젠 순수한 전통문화를 찾다 못해 거짓 전통을 만들어낼 정도다.


다만 웃대의 전통, 중국과 관련한 단어를 한국식 한자로 읽은 선대의 전통 때문에
상당수 한국인들이 별 생각 없이 (읽을 수 있는 한자라면) 한국식으로 읽는다.
확실히 중국어 발음을 모른다면 임시방편으로 그렇게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신문이나 책에서도 과연 그렇게 써야 할까?
나는 무성의하다고 본다.

맞춤법이든 외래어 표기법이든 강제성을 띈 법률이 아니라서
어긴다고 해서 범법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기준을 제시하고 따르라 함은
사회 전체를 아울러 통일된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번 그 기준을 무시하는 기풍이 퍼지면
걷잡을 수 없어진다.
그렇기에 설령 불합리가 있다 해도 그 기준을 따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국립국어원이 제시하는 맞춤법을 따른다)

국립국어원은 중국어 음역과 관련하여
이미 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이러한 기준을 흐트러놓았다.

초록불 님은 명확한 자기주관이 있어서 그에 따라 따르지 않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그러한 주관이 없다.
또, 한 번 기준을 바꾸기 시작하면 계속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기 떄문에
외래어 표기법 역시 바꾸지 않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그렇기에 나는 사람들에게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지키라고 주장하며,
같은 번역물 안에서, 표기법을 따랐을 때 서로 다른 말이 똑같이 음역될 경우에 한하여
서로 다른 표기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by 비안네 | 2008/02/29 19:3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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