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카

(아래 글은 본디 디씨 종갤에 올렸음
내용 중 정정. wican이 아니라 wiccan)

Wicca,
위카는 종교단체가 아니다.
위카는 <종교색이 매우 짙은 문화운동>이다.

저 유명한 영국의 알레이스터 크로울리하고도 친분이 있던
'제럴드 가드너'라는 사람이 시작한 이래, 이에 호응하는 사람이
점차 늘어났다.

위카는 종교단체가 아니다. 예를 들어 내가 공산주의자라고 하자.
꼭 공산당에 가입해야만 공산주의자일까?
아니지... 
내가 공산주의 사상에 동조하면 그게 공산당이다.
위카는 그런 느낌이야.

위카가 고대로부터 비밀리에 전해진 종교의 후예라고 주장한
애들도 예전에는 있었다.
하지만 그 주장은 역사적 신빙성이 떨어져서 지금은 위칸(wican- 위카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따르는 사람이 없다.  (극소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wicca라는 말은 중세 영어에서 따온 단어로 witch의 옛 어형이라고 한다.
위카 하는 사람을 wican이라고도 하지만, witch라고 하기도 한다.
(남자는 wizard라고 부르기도 함)
wicca는 다시 원시인구어(범어, 라틴어, 헬라어, 기타 유럽어의 공동조상이 되는 말)
에서 weik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한다. weik는 '구부린다' 정도 의미라
wicca의 언어학적 본의미는 '무엇가를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사람' 정도가 되겠지.
이 의미에서 우리가 아는 주술사니 마법사니 하는 의미가 파생한 거야.
witch를 우리말로 '마녀'라고 함은 매우 잘못된 번역으로,
witch는 꼭 여자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가끔 남자 마녀라고 해괴한 번역이 나오기도 한다)
그리스도교 사회를 거치면서 부정적인 의미로 변했지만,
그리스도교 이전 유럽사회에서는 좋은 의미였지.

제럴드 가드너를 비롯하여, 위카 사상에 동조하는 이들은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wicca가 긍정적인 단어였을 때의 것을 말이야.

그리스도교가 국교가 된 이래의 유일신 사상,
혹은 모더니즘 사회의 규칙, 표준, 이성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그와 반대되는 가치에 매혹당한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흔히 여신을 주목한다.
여신이야말로 고대종교에서는 자연의 생산력을 뜻하는 대표적인 상징이니까.
(떄로는 여신과 남신 한 쌍을 함께 하기도 한다. 그 또한 생산력과 생명의 상징이다)
이들은 자기네들이 받드는 '알 수 없는 힘'을 여러 고대종교의
여신의 이름으로 부르는 때가 많다.

이시스, 아프로티데, 이난나, 아르테미스 등등.


내가 여기서 '흔히'라고 말했는데,
위카는 본디 단체가 아니라,  위칸들에게 강제할 만한 권위가 구속력이 없다.
그래서 위칸은 신이나 우주 등을 파악하는데 통일된 교리가 없어.
위칸들이 인정하는 유일한 규칙이 있다면 이거 하나겠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정통이 있어야만 이단도 있는 법이다.
그리스도교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정통을 정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이단을 정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그것은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위카는 처음부터 정통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단도 없다.
하지만 그만큼 별 놈들이 다 있기 때문에 '위카는 어떻다' 하고 딱 잘라 말할 수가 없다.
다만 '대체로 이렇다' '이런 때가 많다' .... 하고 경향성을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이게 얼마나 황당한고 하니....

위칸들 중 서로 사상이나 생각이 통하는 애들끼리 모여서
코번coven을 이루기도 한다. 
(코번에 들지 않고 늑대처럼 철저하게 혼자 위칸으로 사는 애들도 있어.)
영국의 어떤 코번에서는 모시는 신이 '예수 그리스도'란다.

황당하지? 위카란 이런 애들이야. 저것도 이단이 아니란 말이야. 
의외이기는 해도, 안 될 것은 없지.

위카는 대체로 고대종교에 낭만을 가지고, 자연을 동경하는
사람이 들 떄가 많다.
어떤 학자가 위칸들을 조사해 보았다니
도시에 사는, 교육을 충분히 받은 사람이 많다는 결과가 나왔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자연을 동경하는 떄가 많아서 그렇겠지.

코번에 가입하려면 그 코번이 정하는 입회자격이나 규칙을 지켜야지.
그 자격이나 규칙은 코번마다 죄 다르다.
하지만 혼자 지내는 위칸은 그런 거 없다.
비록 코번에서는 사제니, 평신도니 하는 구분을 가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위칸은 자기 스스로가 교주요 사제요 신도거든.

그래서 위카는 본디 돈이 들지 않는 운동이었다.
하지만 요새는 위카가 나름 인기를 끌면서, 위칸을 상대로 여러 가지 물품을
파는 산업이 늘다보니 도리어 기성종교인보다 돈이 더 들더라는
아이러니가 생겼지.   자기가 사제니까 종교용품을 혼자 다 마련해야 하잖아?

위카가 추구하는 바는 뭘까?
위카를 설명하면서 '절대'란 없기에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자연에 깃든 어떤 힘과 접촉하여 자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고양함'이
목적이라고 해야 하겠다. 

난 그래서 위카가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끌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거야.
우리나라에는 도가 전통이 있어서,  차라리 도가 수련을 알아볼 가능성이 더 높다.

위카는 제럴드 가드너가 시작한 이래
고대종교를 이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실 정말로 이어다고 볼 수는 없어.
정확히 말하면 위카는...

유럽에서 민간신앙 수준으로 남은 고대종교의 잔재에
현대의 사상으로 속을 채운 것이라고 봐야 한다.

고대인이 현대 옷을 입은 게 아니라
현대인이 고대 옷을 입은 거야.
이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위칸들은 사라진 옛 종교의 복원에 별 관심이 없어.
그게 당연하지. 현대인이 고대 옷을 입은 거니까.

우리나라의 오컬트 사이트에서 마법의식이니 뭐니 하면서
떠도는 자료는 위칸들 중 몇몇이 웹에 공개한 자료들이야.
위카에게 있어 '의례'란 자연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래서 '솔로몬의 열쇠' 등 그리므와르 문서에게 컨셉을 잡아
자기가 아는 온갖 것을 이것 저것 섞여 오만가지 의례를 만들 수 있다.
위카에게 통일성이란 없기에 사람마다 그 방법 또한 다 다르다.
마음에 안 들면 내가 고치거나, 아예 새로 만들면 그만이야.
달리 '자신이 교주요 사제요 신도'라고 했겠냐?

우리나라 오컬트 사이트에서는 저런 사정을 모르고
그저 어떤 개인이 웹에 공개한 자료를 금이야 옥이야 생각한다만.

the book of the shadow란 위칸들이 자기가 만들고 거행한 의례 중
기억해둘 만하다 싶은 것을 기록한 자료다.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라 주인이 죽으면 태운다.
하지만 자기가 만든 내용에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은
그 내용을 편집해서 출판하기도 한다.
위칸이 그 내용을 접하면 그 내용을 참고할 수는 있어도 반드시 따라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렇게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참고하면 그뿐이니까.

우리나라에서는 the book of the shadow를 그냥 '마법책'인 줄 알고
신주단지 모시듯 하는 애들이 있다만.

위칸이 몇 명인지 통계를 내기 어렵다.
당연하지. 단체화하지 않은 애들을 통계를 내라니 얼마나 어렵냐?
코번에 가입한 사람들이라면 어찌어찌 한다손 치더라도
저 혼자 위칸인 사람은 어떻게 하라고?


위카가 고대종교의 분위기를 내기 때문에
사탄을 숭배한다는 오해를 받을 때가 많다.
자신들을 witch라고도 부르고,
발푸르기스의 밤에 모여서 땅에 오망성을 그린 뒤 알몸으로 뛰어다니기도 한다.
(주의: 이것은 자연과 접촉하고 자연의 힘을 돋우는 오래된 주술을
          위칸들이 흉내낸 거다)
문제는 이게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에 부정적으로 이미지된
사악한 witch의 이미지와 구분하기란,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을 가지지 않은 한 어렵다.
그래서 위칸들은 자신을 위칸이라고 밝히기 꺼렸다고 한다.
극단주의 그리스도교인들에게 폭행당한 예도 있었다는군.

하지만 요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위카를 멋지게 미화하여
보내는 통에 겉멋 들린 신출내기 위칸이 많다고 한다.
예전에는 위카 관련 서적을 찾기가 어려웠으나
요즘은 아예 영미권 서점에는 한 켠이 위카 코너인 곳도 있다는군.
아까 내가 위카는 본디 돈이 들지 않지만 요새는 돈이 많이 든다고 했는데
그게 이런 변화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미화된 분위기도 위카의 본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렵지.
위카에게 있어 '의례'란 놀라운 일을 이루는 신통력이 아니다.
자연과 접촉하는 방법이지.
물론 자연과 접촉하면 그 힘으로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위칸은 설령 의례의 힘으로 (사람들이 흔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게 supernatural이 아니야.  늘 natural이지.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크다.

이상.

나머지는 혼자 알아봐라.
2007-11-30 11:23:53

by 비안네 | 2007/11/30 22:48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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