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군대에서 짬이 좀 될 때 부대 컴퓨터로 수필을 하나 썼다.
무녀복에 대한 단상을 적었는데, 구조와 문장에 공을 꽤나 들였다.
문뜩 영감이 떠오를 때 재빠르게 해치운 터라, 지금 다시 그 글을 쓰라고 해도 쓰지 못한다.
쓰기 전에는 글을 전개할 구조를 미리 정하고,
다 쓴 뒤에는 내 미학에 맞추어 문장을 일일이 다듬었다.

(나는 어떤 문장이 아름답고 자연스럽다는 주관이 명확하게 있다.
 글을 쓸 때 모두 그 미학대로 글을 쓰지는 않지만,
 공들여 쓸 때는 모두 그에 맞춘다)

그렇게 해서 쓰니 그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 -
그런데 내가 쓴 글을 중대장님이 지나가다가 우연히 보셨다.
그러더니 하는 말씀...

"네가 쓴 글, 전개도 자연스럽고 문장이 눈에 잘 들어와.
 하지만 무녀복이라니, 도대체 우리나라 사람 중에 몇이나 여기에 동감할까?"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이해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읽고 흐뭇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렇게 공들여 쓴 것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겠으니 답답하다.
결코 버릴 리가 없는데... 분명히 어딘가에 있는데...
이사하고 짐 옮길 때 어딘가에 두었을 텐데 도저히 모르겠다.
정녕 이대로 묻힐 것인가. -______-

by 비안네 | 2007/10/17 13:31 | 잡담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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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진냥 at 2007/10/17 13:59
....중대장한테 읽게 했다는 게 제일 무서워요.
Commented by 비안네 at 2007/10/17 14:04
진냥/ 읽게 한 게 아니라, 중대장님이 지나가다가 그걸 보고 읽으셨어. (____) 그리고 무서워할 필요까지야 없지 않겠어? ^^
Commented by 아큐라 at 2007/11/02 09:21
나중에 찾으시면 꼭 보여주세요.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비안네 at 2007/11/03 22:02
아큐라/ 와하하. 불초의 이런 홈페이지에까지 용케도 찾아오셨군요. 찾는다면 꼭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링크 또한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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