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06일
敬
위로는 하느님을 받들고 아래로는 땅을 보듬는다.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몸이요, 땅 위에 두 발을 디딘 숨탄것이다. 나서 자라고 병들었다가 죽을 터이니 세상이 움직이는 섭리라 믿는다. 앞서 난 사람 중에 스승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셋 있으니, 하느님을 받드는 모습으로는 성 프란치스코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으로는 노자요, 마음가짐으로는 남명 조식이다. 사람 또한 짐승이라 종명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하지만, 이 종명이야말로 얼마나 부조리한가. 일찍이 성 프란치스코는 자기 몸을 두고 '당나귀 형제'라 불렀으니 정말로 그러하다. 눈을 뜨고도 바른 길을 보지 못하니 지혜를 구하고, 발이 있어도 그 길을 쉬 걷지 못하니 용기를 구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평화롭기를 바라니, 이녁의 육신이 평화롭기만을 구하지 않는다. 하 카도쉬 바루크 후, 그분의 뜻이 세상에 드러날 그날에서야 누리가 비로소 참으로 평화로워질 터이다. 땅 위가 너무 다쳤고 너무 잃었고 너무 헝클어졌다. 이를 과연 바로잡을 수 있을까. 영웅이 되지 못한다면, 적어도 자기 손이 닿는 데서는 바룰 수 있을까. 애국지사가 나라를 위해 희생해도 보람이 없고 이상주의자가 이상적 현실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도 화로 위 눈 한점과 같다. 그럼에도 희망을 놓지 않음은 대체 무슨 소이연일까.
# by | 2007/10/06 03:0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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