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바들

 

누군가 자기를 소개할 때, 나이를 말하고 이름을 대고 사는 곳을 알려주고는 한다. 자기 소속을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자기 외부의 것. 자기 내부의 것을 밝혀 보면 어떨까?  그래서 이 글을 썼다.


1. 나는 어떤 신비로운 힘이 이 세상을 창조했으며, 그 힘이 이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믿고 싶다.

-덧붙임 : 나는 그 신비로운 힘, 찬미받으실 거룩한 분이 유대인들이 '아도나이'라고 부르는 그분이라고 믿는다. 또한 나자렛 사람 예수가 그분, '아도나이'의 세 위격 중 한 위격이라고 믿는다.

-보충 설명 : 종교적인 가르침은 전적으로 로마 가톨릭을 따른다. 나는 내 의지로 세상에 있는 종교들 중 로마 가톨릭을 골랐다. 단, 사회 정의에 대한 가르침은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과 의견을 달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교도권을 부정하지 않는다.


2. 나는 어느 종교가 진리인지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다고 믿는다.

-보충 설명 : 나는 로마 가톨릭을 믿는다. 그렇다, '믿는다.' 나는 종교란 자기 영혼을 건 도박과 같아서 죽기 전에는 자기가 무슨 패를 들었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로마 가톨릭이란 종교를 진리라 여기고 고르긴 했어도, 다른 사람도 내 의견에 뜻을 같이하라고 강요하지는 못한다. 수학하고는 달라서, 진리임을 명확하게 증명할 수 없어서 그렇다.


3. 나는 물리, 화학적인 것이 아닌 그 무언가가 자연에 깃들었다고 믿는다.

-보충 설명 : 내가 생각하는 그 무언가는 정령이나 귀신 등이 아니다. 기(氣)라고 해야겠다.


4. 사람도 자연의 일부라 하늘의 순리에 따라야 가장 좋다고 믿는다.

-덧붙임 :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몸에 손을 대지 않는 편이 좋다고 믿는다. 또, 수목장(樹木葬)이 자연으로 가장 빨리 돌아가는 방법이라고 보아 적극 지지한다.


5. 자연이 아무리 대단해도 결코 완전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보충 설명 : 자연도 피조물일 뿐이다. 진실로 완전하다면 변할 리 없다. 그래서 자연을 숭앙하는 종교나 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것이 사람이 몸을 가지고 사는 한 최선이라고 믿는다.

-덧붙임 : 나는 불교를 높이 치지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사람 마음 안쪽에 있다는 불성(佛性)을 믿을 수 없다. 나는 사람이 불성이란 것을 가졌을 만큼 온전하다고 보지 않는다. 하지만 내면을 살피는 그 치열한 정신과 세계관에 기꺼이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뉴에이지는 불교하고는 달리 마치 손쉽게 영적인 직관력이나 신통력,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그야말로 인스턴트라고 보아, 뉴 에이지를 무척 낮게 친다.


6. 나는 어린이가 선하다고 믿지 않는다.

-덧붙임 : 나는 인간성을 신뢰하지 않는다. 인간은 나약하다고 믿는다.

-보충 설명 : 어른에 비하면 어린이는 겉과 속이 같다. 사람들은 그런 것을 두고 순수하다고 말한다. 어린이는 흔히 남들도 자신처럼 겉과 속이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을 두고  순진하다고 한다.  하지만 순수하고 순진함이 곧 선함은 아니다. 단지 자기 속내에 솔직할 뿐이다. 어린이는 선하기도 하지만 악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것이 인간성의 참 모습이 아닐까. '사람다움'이란 말은 사람의 본래 모습이 아니라, 사람이 추구해야 하는 모습을 이르는 것이 아닐까.


7. 나는 조직이 커다래질수록 폭력적이 되고, 밑에 있는 사람을 기만한다고 믿는다.

-보충 설명 : 노자는 무위자연 소국과민을 이야기했다. 조직이 커지면 커질수록 조직을 이끄는 사람과 이끌리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은 자기들만 뭉쳐 서로를 챙긴다. 이네들은 자신들이 이끄는 사람들이 자기네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기만하고 폭력을 휘두른다고 여긴다.

-덧붙임 : 세상에 있는 여러 조직 중 군대는 가장 폭력적이고, 정부는 가장 기만적이라고 믿는다.

-덧붙임 : 조직원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정도 규모여야 좋다고 믿는다. 그래서 작은 자치 공동체를 지지한다.


8. 나는 민족간 국가간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옳지 않다고 믿는다.

-덧붙임 : 나는 자기 민족/나라가 제일이라고 믿는 사람/종교/주의를 배척한다.

-보충 설명 : 어느 나라가 힘이 강하고 약한지는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가 뛰어나고 어느 나라가 못낫는지 말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다른 나라 문화나 역사를 말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어느 나라든 빛과 어둠이 함께 한다. 어느 나라든 잘 사는 사람, 못 사는 사람이 있다. 어느 나라든 아름다운 점과 추한 점이 있으며, 잘하는 일과 잘못한 일이 있다. 나라뿐만 아니라 민족도 마찬가지이다.  사정이 이러한데, 자기 민족/나라 문화가 뛰어나다는 자부심 때문에 다른 민족이나 나라를 싸잡아 욕하고 폄하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  게다가 자기 민족/나라의 문화나 역사가 뛰언다는 자부심은 무엇에 주춧돌을 두었는가? 땅이 넓었기 때문에? 큰 문명을 세웠기 때문에? 오지의 소수 민족 사람들은 자기네가 크게 위세를 떨친 적이 없다 하여 자기네 문화나 역사를 부끄러워해야 할까?


9. 나는 내 자신이 근거 없는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안다. 하지만 이를 고치려고 노력한다고 여긴다.

-보충 설명 : 나도 근거 없이, 단지 이미지일 뿐인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다. 흑인을 보면 백인보다 떨떠름하게 여긴다. 방글라데시 등 우리나라보다 못하다고들 하는 나라 사람들을 만났을 떄도 비슷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가 옳지 않음을 안다. 또, 명백한 이유도 없이 단지 이미지 때문에 그러는 줄도 안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자각했고, 그래서 고치려고 한다. 내 스스로에게 합격점을 줄 만큼은 못 되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나아졌다고 보기에 조금은 흐뭇하다.

by 비안네 | 2006/04/29 00:16 |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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