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그림자

친구였던 여자한테 고백했던 대가가 생각보다 크다.
애인이 되기는커녕 친구 사이마저 멀어졌으니.
이미 감정을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미련이 남았던가 보다.
채팅으로 이야기하면서 왜 그렇게 밉고 화가 나는지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놓치기에는 아까운 사람, 그리고 좋아한다고 처음으로 고백했던 사람.
좋아하는 마음이 진심이라면 미운 마음 또한 진심이다.

사람을 사귀는 것부터가 미숙한데, 애인부터 만들려고 했던 것이 어리석었다 싶지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마음이 원래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걸.

내 감정을 묻어두고 조금씩 삭히던 참이지만 아직은 완전히 삭지 않았나 보다.
이미 깨끗이 정리했다고 믿었는데, 정리한 것이 아니라 잊고 있었을 뿐이었나 보다.

그래서, 괴롭다.

핀란드에서 40일간 방황하려는 이유부터가 자기 정화가 아닌가.
이토록 미워하고 이토록 힘들어하고 이토록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바꾸기 위해. 
그리고 원시의 힘을 얻기 위해.

나는 힘을 바란다.

그리고 할 수 있다면, 남에게 당한 만큼 되갚아 줄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그것이 내가 좋아했던 여자든
나를 괴롭혔던 녀석들이든.

아마 이런 마음이야말로 내가 일부러 잊고 있었던 내 그림자일 것이다.

by 비안네 | 2006/02/10 01:00 | 잡담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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